비망록

와, 눈이다

래빗 크리스 2009. 12. 28. 07:38

군대 시절에도 눈은 정겨움 자체였다.
다들 모여서 하나둘 구령에 맞춘 힘자랑이 장난 아니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각자의 몸에서 내뿜어지는 격렬한 흰 김을 지금도 기억한다.

이제 회사에서 맞는 눈이다.
7시에 모이라 했는데 7시 반이 되어서야 하나둘 모습들이 어른거린다.
아직 해가 어슴한 이유도 있지만, 다들 푸시시 한 모습들이다.
하긴, 군에서는 같은 막사에서 자고 일어났으니 모이라는 구호에 모두 하나같이 집합을 했지만,
지금은 다들 집에서 오기 때문에 내린 눈으로 도로에 막혀 지금들 오고 있겠다 싶다.
이제 조편성이 끝나면 다들 눈을 치우러 나갈 것이다.
하얀 눈이 이들의 눈에는 고드름으로 맺힐 것이 분명하다.

아침에 일찍 나온 덕에 같이 일하는 한 분하고 사무동 앞의 눈을 치웠다.
물론, 바람에 날리고 신발에 짓이겨진 눈을 넉가래로 부삽으로 빗자루로 이리저리 몰아 넣은 것이다.
눈 치우기 운동 본부(?) 앞이 이렇게 눈이 많아서야 될 말이냐 싶었다.
이제 나가 봐야 할 시간이 오고 있다.
다들 힘 내 보자.

전화가 하나둘 걸려오기 시작한다. 이미 많은 전화가 왔었으리라..
오늘 티 오프 하는 건가요..?